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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청년임차보증금 지원사업이 너무해

노마드 Min 2020. 11. 7. 22:24

나는 얼마전까지 서울시 임차보증금으로 집을 알아보고 있었다.

내 생각에 올해 중반정도까지만 해도 이 대출상품으로 어떻게든 집을 잘 구할 수 있었을 것 같으나,

지금은 도저히 적당한 집이 나오지 않는다.

 

서울시 청년임차보증금을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융자최대한도가 7천만원까지, 그리고 보증금의 최대 90%까지

서울시의 이자지원을 통해 1% 정도의 아주 적은 이자만 내는 대출 상품이다.

 

하지만 조건만 보고 마냥 좋아할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 청년임차보증금의 조건에 맞춰 집을 구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우선 다중주택, 근린생활시설(비주거용)은 안된다. (물론 이외에도 업무용오피스텔, 불법 건축물 등은 전부 안된다)

우리는 최대 7천만원 지원이 되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돈을 너무 많이 들이지 않기 위해 처음에는 전세금 8천대 까지만 집을 알아봤다.

하지만 전세금 8천대 이하의 집들은 근린생활시설도 많고 특히 다중주택은 쌔고 쌨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괜찮은 집을 발견할 때 마다 건축물 대장을 보며 확인을 해야한다.

여기서 일단 진이 너무 빠졌다.

 

그리고 최근 전세 값이 너무 올라, 결국 9천~1억 정도의 집을 구경하자 다른 문제가 생겼다.

공시가격과 보증금의 가격 격차가 너무나도 큰 것.

국토교통부에서 조회했을 때 나오는 공시가격의 최대 1.5배의 가격까지만 거래를 할 수 있는데, 대부분 1.5배를 훨씬 웃돈다.

은행에서 '대출을 적게 받고 우리가 돈을 더 내면 안되냐'고 질문했지만, 그런 집은 계약 자체가 안된단다.

 

그간 말도 안되게 집 값이 상승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현재는 현관이 길거리에 있는 이상한 1층짜리 건물 1.5룸의 전세가도 9천인 상황이다.

난 솔직히 그 집을 보고 눈물이 났다.

9천~1억이 굉장히 큰 돈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재 서울에서 그 돈으로는 그런 말도안되는 집에 들어가야 할수도 있다.

과연 지금의 집 값이 현실성이 있는 상황인가?

 

억지로억지로 이 모든 조건에 맞는 집을 찾으면

(너무 더러운 집 제외. 그런 집은 우리가 구경간 그 잠시 동안에도 바퀴벌레가 나오는 모습을 보고 다 제외시켰다)

다음날 집을 보러 갈까 했는데, 그 사이 집이 나가버린다.

아니면 집을 구경한 후, 주말을 넘기고 월요일에 대출상담을 받는 그 사이에 나가버린 집도 있다.
(사실 그 집도 전세는 공시가격과 격차가 커서 불가능하고 반전세로만 가능할 상황이었다)

물론 여유를 부린 우리탓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집은 발견하자마자 뛰쳐가서 보고 계약해야지 왜 다음날 보러 갈 생각을 해!’

‘가계약을 걸어야지, 여유롭게 은행먼저 갈 생각을 해!’

라고 한다면 뭐, 그래 그건 우리 탓일 것이다.

그런데 1억 가까이 되는 돈이 오가는 상황에 다들 그렇게 빨리 보고 빨리 계약을 하는게 맞는 것인가...?

서울시 청년임차보증금의 대출이 나오는 집의 조건이 워낙 까다로워서 공인중개사도 우리에게 심사를 먼저 받아보라고 할 정도인데, 무작정 가계약 건다고 될 일인가...?

 

 

결국 우리는 신청 승인이 난 서울시 청년임차보증금을 버리고 다른 대출상품을 조건에 맞게 준비한 후 새로 신청할 생각이다.

 

서울시 청년임차보증금으로 집을 구하면서,

지금의 내 상황에 눈물이나고, 지금 집들의 가격에 눈물이나서

엊그제는 많이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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